인사말

생존을 넘어 자립으로

김양수 한빛예술단장

시각장애인에게 있어서 ‘자립'
‘생존'의 문제와 맞닿아 있습니다.

그동안 시각장애인들은 ‘안마’를 통해 생존의 문제를 해결하는데 많은 도움을 받았습니다. 중증시각장애인 상당수는 맹학교 등을 통해 직업교육을 받고, 안마사 자격증을 취득하여 안마업에 종사함으로써 자립 생활을 영위할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안마업은 현재 그 독점적 지위에 대한 법률적 분쟁때문에 비시각장애인들로부터 끊임없는 도전에 봉착해 있습니다. 이에 유사업종으로 비장애인들의 진출이 활발하게 진행됨으로써 독점적인 안마업권이 더 이상 보장될 수 없는 상황에 이르렀습니다.

사회적 부양의 수동적 수혜자가 되기보다는 스스로의 힘으로 자신의 삶을 개척하고, 한 사회의 구성원으로서 자신의 가치를 인정받으며 살아가고자 하는 많은 시각장애인들에게 이러한 상황의 변화는 삶에 대한 큰 위기로 받아들여지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 변화는 직업교육의 다변화와 질적 향상을 통해 새로운 직업영역으로의 활로를 모색해야 할 책무를 특수교육과 장애인복지 관련 종사자들에게 안겨주고 있습니다.

사회복지법인 한빛재단과 한빛맹학교에서도 안마업의 한계를 극복하고, 새롭고 다양한 직업 영역을 창출하기 위해 많은 고심을 해왔습니다. 그러한 노력의 와중에 우리는 시각장애인들이 지니고 있는 타고난 음악적 재능에 주목하게 되었습니다. 이들에게는 세상을 해석하고 이해할 수 있는 눈은 없지만, 세상의 소리에 귀 기울일 수 있는 발달된 청력이 있고, 외계의 소리를 담아 세상과 소통할 수 있는 맑은 영혼이 있습니다. 시각장애인들은 천부적으로 소리에 민감해, 상당수가 절대음감을 소유하고 있으며, 이것은 이들이 음악에 뛰어난 재능을 지니고 있다는 방증이기도 하였습니다.

한빛 재단에서는 이들의 음악적 재능을 발굴 육성하고, 음악을 통한 직업 창출 및 자립 능력 배양을 목표로 지난 2003년부터 활동해왔던 한빛 브라스 앙상블을 확대 개편해, 2006년 1월부터 ‘한빛예술단’을 창단하여 운영하고 있습니다. 미국, 중국, 일본, 러시아, 필리핀, 베트남, 홍콩, 브라질 등 세계를 대상으로 대한민국 시각장애연주단의 우수성을 널리 알린 한빛예술단은 앞으로도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장애인예술단으로서 선두에 서서 활동할 것입니다. 가장 많은 장애인이 최저임금 이상의 급여를 받고 일하는 일터로서, 장애인 문화예술이라는 신기원을 개척한 개척자로서, 소외된 이웃에게 생명과 긍정의 메시지를 전하는 메신저로서 한 길을 걸어갈 수 있도록 여러분의 많은 관심과 사랑을 부탁드립니다.

한빛예술단 단장김양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