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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둠 속의 연주…'키다리 아저씨' 있었다
작성일
2022-02-02 10:22
어둠 속의 연주…'키다리 아저씨' 있었다
신세계-한빛예술단의 10년 동행 스토리
단원 40명 전원 시각장애인
2003년 앙상블로 시작해
프로급 연주자단으로 급성장
신세계, 2012년부터 지원
`메세나 베스트 커플` 별명도
세종문화회관 등 공연 도와
"모든 곡 암보, 경이감 느껴"
- 입력 : 2022.02.02 16:26:53 수정 : 2022.02.02 16:27:06
◆ 2022 신년기획 이젠 선진국이다 / 기업이 예술 꽃피운다 ⑦ ◆
![한빛예술단 타악앙상블이 전통 국악의 사물놀이 리듬을 살린 무대를 선보이고 있다. [사진 제공 = 한빛예술단]](https://file.mk.co.kr/meet/neds/2022/02/image_readtop_2022_95336_16437868134934792.jpg)

한빛예술단 첫 출발은 2003년이었다. '작지만 의미 깊은 음악을 시작해보자'는 마음들이 하나둘 모였다.
이들 단원에겐 하나의 공통점이 있었다. 빛을 제외하고는 앞이 선명하게 보이지 않았다. "악보를 읽을 수 없고, 옆 사람 것도 외워야 하니 연주가 고통스럽죠. 안 보이는 사람이 음악을 배운다는 건 형극이에요." 예술단 설립을 주도했고, 그 자신도 시각장애인인 김양수 한빛예술단장의 회고다.
이제 한빛예술단은 '시각장애인 뮤직 컴퍼니'를 지향하는 프로 연주자 단체로 변모했다. 그 뒤엔 한빛예술단을 막후에서 지원한 '키다리 아저씨' 신세계가 자리했다. 신세계와 한빛예술단은 '메세나계의 베스트 커플'(한국메세나협회)이란 별칭까지 얻었다.
최근 서울 수유동 한빛맹학교에서 만난 김 단장은 "오래전 이 학교 교장으로 부임하면서 장애인의 새 활로가 필요함을 절감했다"고 말했다.
"선택의 기로는 사실상 안마업 하나였어요. 안마업의 독점적 지위는 그마저도 끊임없이 도전받았습니다. 그런데 생각해보면 시각장애인은 4배나 뛰어난 청각이 있잖아요. 장애가 장점이 될 수도 있다고 봤습니다. 음악을 '제2의 길'로 선택하자고 독려했죠."
2005년 세종문화회관 정기공연을 가졌고 공연 횟수는 2009년 100회를 돌파했다. 러시아 소치동계올림픽 폐막식, 한·아세안 정상회담 축하 공연에도 '한빛'의 이름이 등장했다.
한빛예술단 선배들의 위대한 행보에 음악을 생의 항로로 트는 후배도 늘었다. 재작년 맨해튼 음대에 입학한 바이올리니스트 김지선, 서울대 음대 최초의 전맹(全盲) 시각장애인 입학생으로 화제가 됐던 김상헌 등이 모두 '한빛' 출신이다.